시노비가미-코코로스트 들어가기 전 PC2 설정 및 심경정리용.

아오시마 류호. 






당신은 싸운다.

온 힘을 다해서.

요마로부터, 소중한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이 깎여나가는 소리가 난다.

'요마로부터 사람을 지킨다' 그것이 나의 사명.





그 때의 기억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아니, 스스로 지웠을지도 모르겠다. 

어린 오니 새끼에게 그들은 무엇을 바랬을까. 

8세쯤 되었을때부터 가혹한 훈련이 시작되었다. 독을 이겨내고, 함정을 피하고, 마술을 피해서 '요마'를 사냥하는 방법을 배웠다. 매일 나를 가르쳐주는 사람은 달랐지만 그 아무도 살갑게 대해주지는 않았다. 나는 병기이자 도구였다.


요마의 공격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로도 나는 매번 돌아올 수 있었지만, '집'이 아닌 곳에서 혼자 쪼그려서 앉아 있으면 알 수 없는 감정이 들고야 했다. 어째서 나는 요마를 죽여야하나요? 어째서 이런 일들을 해야하나요? 나는 누구인가요? 나는 아무에게도 묻지 않았고,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나는 답을 찾을 수 없고 이렇게 언젠간 모든 것을 부수고 싶은 마음만이 커져갔다.


그리고, 12세 때 그 일이 일어났다. 나의 크고도 작은 세계가 격변했다.





"네 스스로를 병기나 도구로 생각하지 말아라. 다만 구세주라고도 생각하지 말거라."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렇게 말해준 사람은 지금껏 없었다. 아라마키 가문에 온 뒤로, 나에게는 처음으로 '소속될 곳'이 주어졌다. ...이것이 '집'이라고 했다. '학교'도 보내졌다. 


"힘이 있다면, 네가 스스로 바라보며 가치를 찾고 그것을 지키거라."


그것은, '인간의 배움'이었다. '아끼는 마음' 이었다. 더 이상 '이 세계와 사람들은 소중하며 지켜야한다'라는 고통스러운 자기세뇌를 걸 필요도 없었다. 첫 자유가 주어졌다. 친구이자 가까운 동갑내기의 존재도 있었다. '일상'이 주어졌다. '잘 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생겼다...피를 닦아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

...

...



단지 그것으로, 이 세계와 사람들이 소중할 이유는 충분했다. 


나는 옆에서 자신과 함께 식사를 하는 그를 바라보았다, 커가며 학교를 같이 다니고, 함께 게임을 즐기고, 수련을 하고, 소소한 잡담을 나눈다. '내일 식사 메뉴는 돼지고기볶음이에요, 도련님." 그러면 그는 키득거리며 웃는다. 필요 없었지만 그와 같은 안경을 몰래 장만했을때는 기뻤다. 생일 선물을 받았을 때는 찔끔 울었다. 함께 커가며 새 신발을 받은 날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푹신한 침대에서 잠들때마다 내일을 바랬다.


당신과 만나게 되어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불타는 폐허에 서 있던 대 요마 병기를 데려와, 이 가문에 받아들여주었다. 아라마키 아키토를 비롯해 이들은 '인간'이 되라고 강제하지 않고 '인간'으로서 받아들여주었다. 

아마 그에겐 별 일 아니었을까? 그 점까지, 아름답다고 느꼈다.


나는 인간이다.

나는 마왕류인 괴물이 아닌, 

아오시마 류호다.


나는 검을 들고, 요마로 혼란스러운 세상을 지키기 위해 나가게 해달라 요청했다. 온 몸이 들끓고 있던 것이 요마들을 베어나갈때마다 저릿하게-뜨겁게 치솟았다. 이것은 저주인가, 슬픔인가, 아니면 비틀린 희열인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붉은 이형의 눈을 가지고선 웃고있었다. 온 힘을 다해, 이 세상을 지킨다. 영웅은 아니다, 구세주도 아니다. 그저 인간이다.



─아아. 괴물의 힘을 지닌 인간의 마음을 지닌 자가, 괴물을 죽이고 있었다. 

가치를 찾았기에.


...

...

...



삐걱.


몸이 점차 끝이 나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시했다.


삐걱, 삐걱. 



삐걱삐걱삐걱삐걱.


어쩔 수 없었어, 이런 몸이었는걸. 눈을 돌리기엔 늦었으며 멈출 수 없었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기에, 세자루의 검을 지닌 채로 다시 일어섰다. 


그는, 슬퍼할까? 그는 뭐라고 말할까? 어리석었다고 말할까? 


어쩔 수 없었어, 소중했다. 소중했기에, 지키고 싶었다. 소중했기에 돕고 싶었다. 이 세계가 더 존속되길 바랬다. 너의 일상이 더 평화롭길 바랬다. 하지만 요마는 계속해서 덮쳐올 것이고, 우리는 전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 미래를 함께 보지 못한다면, 적어도 한계가 오기 전까지 베어내리라고 마음먹었다. 이 맘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네가 웃어준다면 좋을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원하는게 많네. 나는 뺨을 흐르는 피를 소매로 닦아냈다. 원래는 아무것도 바라지 못할 존재였다. 지금은 이렇게나 많은 것을 받고, 원하며, 서 있었다. 


"얼마든지 더 싸울 수 있어, 아키토."


'평범한 인간으로 태어났더라면' '오니의 피를 이어받지 않았더라면'이라는 후회를 하지 않은 적은 없다. 하지만... 후회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네."


먼 풍경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 날은, 아직 조금 더 남았을거야.

그러니까 지금은 여기에 있게 해줘.


너의 눈동자가 떨린다.


나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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