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시나리오의 중대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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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 전의 생각/PC


시나리오 레귤레이션을 보자마자, 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규 방문자 2계제. 2계제로 가는 시나리오가 흔하지 않잖아요? 게다가 제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방문자...Hst님이 꼭, 들려주고 싶으신 이야기라고 해서 너무나도 기대하며 세션날만을 기대했습니다. 전 그리고 >세계<라는 단어에 환장하거든요 휴...타임라인 너머에서 안녕 세계 다녀오시고 크아악! 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기대되고도...^^ 그랬습니다... 아~너무너무 기대된다!


제가 데려온 PC는 사노 카즈오, 원래는 인세인 <키사라기 역>에서 배드엔딩을 맞이한...고교생입니다. 소심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친척 집에서 자라났고,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혼자 티비나 컴퓨터를 하는...그런 애였습니다만. 여기로 데려오며 시나리오에 맞춰서 중학생+시골출신이 된 거 외에는 많이 변하지 않았네요! 2계제 방문자 급이라 아직 자신이 마법사인것도 모르고 흠...초능력자인가? 라는 느낌이라고 하셨는데 얘는 성격이 이래서 '내가 있으면 불길한 일이 일어난다' 쪽이 더 컸을거 같아요. 뭔가 이상한 힘도 쓸 수 있지만 영감같은거도 좀 있는...기존 설정이라...


시트를 받아보셨을때부터 마스터께서 하이고...어쩌지...하셨다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고나니 이해가 갑니다만...이 아이의 운명은 결국 그것이 아니었을까요...인세인때도 모두가 안타까워해줬는데...여기선 그래도...음...저는 구원을 하나 받았다고 생각합니다...아아...나의 친구...


2. 세션의 진행, 즐거운 여름방학.


일단...엄청난 세팅과 멋진 진행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Hst님의 멋진 도트식 배경과 NPC 포트레이트, 적절한 BGM과 사이클마다 넘어가는 시간 알림, 3사이클마다 하루의 세팅, 막힘 없는 Hst님의 NPC 롤플, 저는 정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이입했습니다...아...나는 이렇게 못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하나의 비쥬얼 참여식 노벨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고요, 실시간 쌍방향 게임을...뭐 티알도 게임이긴 하잖아? 엄청나게 즐겁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브금도 배경도 꼭 필수가 아니라곤 하지만, 이렇게까지 멋진 세팅이 있다면 저는...아...몰입하게 되버려! 


우리 친구 둘, 치요와 스바루...와 함께 카즈오는 여름방학의 3일을 즐기게 되는데요. 치요 친구가 아주 씩씩하고 활동적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스바루랑 카즈오 둘다 머뭇...대고 있으면 에에이! 그래도 가자!< 해주는 쪽이 꼭 필요하잖아요. 친절하고 사려깊은 스바루도 너무 좋았구요...힘들어보일때마다 힘들어? 괜찮아? 물어주는게 너무 좋았어요.


셋이서 실종사건을 따라서 탐정 흉내도 내보고, 추리 흉내도 내보고, 길도 잃고, 문제도 풀어보고, 수상한 사람도 만나고, 신당도 가보고, 얼마나 즐겁나요...아이스크림 이야기, 방학 숙제 이야기, 정말로 중학생들의 여름방학에 푹 빠졌습니다. 중간중간의 긴장감과, 밤의 알 수 없는 꿈들...도대체 앞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져 있을까 하면서 두근거렸네요.


사이클 내내 마법으로서 팍팍 조사한다! 라기보다는 역시 봉마인(ㅋㅋㅋㅋ)스러운 진행이어서 더 좋았고요, 특수 기믹도 소소하게 오잉?하며 즐거움을 더해주었습니다. 저는 근데 역시 마기로기니까 중간에 단장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ㅋㅋㅋㅋㅋㅋㅋ) 안나와서...흠...클막때 금서랑 싸우나보군! 하며 평범히...생각했습니다.


초반부터 씬표는 내내 7이 나오질 않나(운명변전은 없는 씬표지만) 펌블이 뜨거나...아무튼 제 PC중 가장 불운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불행 특기에다가 흉운 들고 온...애였는데...자신이 불운하다고 믿는데 이게 메타적으로 이렇게...??ㅠㅠ....저도 너무 웃겼다네요 후 후반부의 HO 2개는 아예 까지도 못했지만 진행에 지장이 없다 해서 다행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꿈, 그리고 신당.


이 두개가 시나리오에서 긴장감을 주는 주 장면이었지요...이때 제가 생각하고 느꼈던걸 말하고 싶습니다.

불길한 악몽, 첫날부터 두번째 날까지...누군가가 자신을 죽이는 장면과 여럿이 자신을 향해 말하는 장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걸까. 저는 평범히 자신이 곧 죽을테니 그것을 조심해라-라고 경고해주는 걸로 알았는데요(이 과정에서 마지막에 카즈오가 각성할줄) 이 복선 장치마저도 나중에 깨닫고 크아, 했습니다...너무나도 긴장감있고 좋은 장면이었어요. 실제로 뒷사람은 모르니까 뭐야? 하는 반응을 주게 되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


실제로 얜 다 알면서도 모른체 하고 있던거지만...후...


신당 장면도 분위기가 아주 대단했죠. 바뀌었던 브금과 더불어서 그 난장판인 분위기, 돌아가고 싶다고 말해도...(우리에겐 치요가 있다) 뭔가 곧 나타날거라는 공포. 그리고 나타났을때의 그 엄청난 짜릿함...하아... 적절한 분위기의 조성과 느슨함을 번갈아서 보여주신 마스터의 능숙함에 박수를 드립니다. 9사이클이 끝나고 여름방학이 끝이란 말에 정말 섭섭했었네요...


4. 첫 마법전과 만남.


아, 역시 이벤트 성이었나...라고 느꼈어야했는데. 조금은 초반엔 '그래도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안일히 생각했어요. 하지만 주사위 갯수의 차이를 메타적으로 느끼자마자(ㅋㅋㅋㅋㅋ) 안되겠군! 하고 생각해버렸답니다. 열심히 마력해방까지 했는데...앵커까지 쓰려 했는데....이 무력감을 느끼는게...정말 얼마만인지. (다른 마기로기에서는 거의 느껴보지 못하니까요! 아슬아슬히 이기니까요!) 패배한뒤 2차전이 있는걸까, 하고 생각하는데


머...먹혔어

응...?

ㅋ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정말로 당황했습니다...아니? 내가...내가 에너미가 돼...? 이제 어떡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뭔가 엔딩이 달라지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을때


아...누군가가 나타났지요

하...저는...끝나고 말씀드렸지만 

이제야 뭔가 마법스러운게 시작되나? 대법전에서 왔나? 하고...혹은 평행세계의 자신?(같은 스토리도 좋아해서요)상상했지만


그 얼굴은...

아...

진짜 뭐라 말해야하나...그 정체를...아...

근데 일단 그를 보고서도 완벽히 상황이 파악되질 않았어요 모든걸 말해주지 않으니...이게 결국 스토리적으론 '넌 모든걸 알고 있다'라는걸 느끼게 해줘서 끝나고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뭐라 해야할까, 인세인을 할 때도 몇번 느낀 감정인데


저는 제가 그 존재라고...인정하기 싫었던거 같아요, 마지막까지. '나'의 비밀이 밝혀지고 나서도요.

친구들이랑 이렇게 즐겁고...좋은 시간을 보낸 카즈오가, 내가 그런 존재라니.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뭐임? 뭐임? 하면서 부정했습니다. 


왜냐면, 그렇잖아요...뒷사람이 충격받은거도 당연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진짜...뭐라고 해야해, 패러다임의 변화죠. 의심을 하지 않았던거죠...얘가 아무리 인세인에서 마기로기로 그대로 왔다면 외전일것이다, 하고 생각했지만...너무나도 즐거운 3일을 보내고 있었어서, 그런 가능성은 버려두고 있었는데. 하지만 이게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뒷통수'가 아니라 좋은 반전이자, 눈 앞의 마법사의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그의 절망과 처절함이...씁쓸함이. 그리고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카즈오는 모든 진실을 알기 전까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나쁜거야?' '역시 나는 살아가면 안됐던거야?' '불행해도 살아가려고 했어, 살 수 있는거야?' 그동안 부모님도 돌아가고, 내내 불행한 일에 휘말려도...자신을 자책하고 있어도, 어딘간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그러기에...이런 참극이 혹시 벌어진걸까 하고. 뒷사람으로선 말할 수 밖에 없었네요. 그리고 자신이...이 모든걸 하고 있었다는걸 깨달았을땐 정말로 그에게 미안했을거에요.


마스터/라이터님께서 끝나고 뒷사람이 금서에 남은 한 조각의 인간의 양심(마음)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 이런 점이 저는 좋네요...뒷 사람으로선 그럴수밖에 없고, 카즈오도 결국 깨닫자...모든걸 그만뒀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무리하지 않았어?' '미안해...'


:그들은 널, 허무의 저편으로 보내려 해.
사노 카즈오:...누가...?
어째서...?
마법사:마음대로 못해서 일까..
....
사노 카즈오:...내가...
마법사:그렇게 되면..
사노 카즈오:나쁜 아이여서?
마법사:너도, 나의 추억도
사노 카즈오:.........
마법사:네가 세상에 존재했다는 증거도 전부
사라져버려.
사노 카즈오:......................
마법사:....나는.. 널 잊고싶지 않아서..
어떻게든 멈춰보려 했는데..
사노 카즈오:다른 사람들을 위해서...그게 나을까...? 스바루...
마법사:잘 안 됐어.
사노 카즈오:아...
(그말에 슬픈 표정을 짓습니다)
무리하지 않았어?
미안해...
(눈물이 맺힙니다)
마법사:... (다시 웃으며) 여전히 상냥하구나.
사노 카즈오:.............잘 모르겠지만....
마법사:...네가...
사노 카즈오:역시 존재하면, 안되는 애였나봐....
(훌쩍입니다)
마법사:....그럴리가 없잖아. 그저..
내가 늦게 알아챈 탓에...
그래.. 거기서부터 틀렸던 거야 나는...

....


이 장면을...솔직히 뒷사람으로선 아직 모든걸 알지 못했을땐, 이게 뭔 분위기야 무슨일이야 하면서 분위기에 맞춰갈 수 밖에 없습니다만 마법사의 말이 이해될락 말락 하면서...너무 슬퍼서, 저도 정신없이 RP을 했네요. 끝나고 나서야 이 장면이 너무나도 슬픕니다. 그동안 금서가 됐던 친구를 잊고 있던 홀로 살아남은 마법사와...영원히 이 3일을, 슬프게 반복하고 있던 금서...진짜 모든걸 알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계속 부정하면서)눈물이 흘렀습니다.


그와의 마법전이 시작되고, 사이클마다 세계법칙이 공개되는데요...아...3사이클때까지 저...진짜 아니겠지, 라며 생각했어요. 카즈오의 '날 죽여야 해?'라는 말에 대답하지 않아주는 마법사도 너무 좋았고요. 마검을 부르거나 주문을 쓰면서 처절히 '카즈오를 데려갈 수 있게 도와줘'라고 말하는 그가 얼마나 슬펐는지... 성공할 가능성이 너무나도 적은 금서를 향해 자살을 각오하고 들어온 친구, 마법사...


마법사:...
사람들이 자살이나 마찬가지라고,
아무 의미도.. 없다고 하더라.
사노 카즈오:... ...
왜...?
마법사:하지만.. 어떻게 오지 않을 수 있을까.
사노 카즈오:... ...내가
소중해서?
마법사:넌.. 우리들의 추억 그 자체니까.
사노 카즈오:... ...

마법사:어떻게 그냥 둘 수 있겠어.



세계법칙이 추가되는 기믹들, 점차 드러나는 진실. '설마 아니겠지'라는 마음은 사라지고...하지만 전 마지막까지 확신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럴리가 없다...그럴리가...

메타적으론요, 마기로기에서 저는 언제나 마법사였잖아요.

저는 금서를 봉인하는 마법사였지요.

내가 금서?????


그럴리가 없어.


이런 맘도 있었고요...카즈오도 결국 이게 마지막까지 눈을 돌리고 싶었던걸거에요. 그와 마주하고도...

나의 영원한 3일, 완전한 세계를...계속하고 싶었을겁니다. 하지만 마스터의 말처럼 그의 말에서 그 누가 처절함과 절망을 느끼지 않겠어요. 그리고 친구로서의 소중함을...


마법사:..아픈 추억은 한 번으로 족해 카즈오.
너는 무엇을 바라고 있어?
사노 카즈오:... ...
모르겠어.
마법사:무엇을 바라기에.. 이걸 반복해온 거야?
사노 카즈오:모르겠어...!
내가 뭘,
마법사:....
사노 카즈오:반복해왔다는거야.
뭘 데려간다는거고
마법사:이미..
사노 카즈오:뭘, 소중하다는거야.
난 하나도 몰라!
너만, 너만...
마법사:이미 전부 알고 있잖아, 카즈오!
사노 카즈오:마음대로, 마음대로 하고...!
마법사:..비록..
비록 너는 이제.. 네가 아니지만..
사노 카즈오:난...살고싶은지 죽고싶은지도 모르겠어...!
...내가 나인지도, 그래.
모르겠다고!
마법사:.....나는 널.. 구하고 싶어.
사노 카즈오:(소리를 지릅니다)
...네 손에 여기서.
쓰러져야해?
..........
마법사:.... (대답하지 않는다)
사노 카즈오:(펼쳐진 이 공간을 보며)
마법사:...알아, 어렵지.
하지만.. 이런 모습,
이런 형태가 아니어도..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그러니까...
선택을 할 시간이야 카즈오.
마법사:금서 <나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그만.. 멈춰줬으면 해.
사노 카즈오:... ...
Hst (GM) 핸드아웃 '나'의 비밀이 공개됩니다.
Hst (GM) 세계법칙 '나의 세계'가 공개됩니다.
‘내가 만든, 나의 세계에서 나는, 타의에 의해 소멸하지 않는다.’
‘내가 나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한은.’
Hst (GM) ※마법전 도중 마력이 0이 되면 그 즉시 최대치까지 회복합니다.
Hst (GM) ※무한의 마소 룰이 적용됩니다.
Hst (GM) ※PC는 금서이므로 자신의 마력을 1 깎을 때마다 마법을 한번씩 더 쓸 수 있습니다. 단, 동명의 주문은 한 라운드에 2번 사용할 수 없습니다.
Hst (GM) PC의 장서에 마법이 추가됩니다.
Hst (GM) 시나리오 고유마법 [타자부정]

“세계의 완전무결함을 위해 불필요한 존재는 멸한다. 그것이 내가 존재하는 방식.”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란다는 것은 무엇이고,

대법전이 말하는 죄와...살아가도 되는 존재는 무엇일까.


윗 장면이 정말 좋습니다. 진실이 드러나고, 핸드아웃이 드러나며, 이제 그만둬달라고 말하고, 내가 죽어야하냐는 금서와 말하지 않는 마법사. 강제가 아니라...선택을 바라는. 친구를 놓고싶지 않은 그의 부탁...


시나리오 고유 법칙이나 주문과 더해서 너무나도 잘 어울렸네요. 저걸 보자마자 띵, 하고 난 정말 죽을수 없는 이 세계의 존재구나. 어떻게 하지. 나도 자살할수 있나...하다가 패배선언이 가능하대서 정말로, 숨을 내쉬었습니다. 제발 날 죽여달라고 소리지르는 세션은 정말 처음입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네, 카즈오는 스스로를 포기한거죠. 

죽어버린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살고싶어서 며칠간을 몇백번이나 반복해오던 그 아망은...친구의 부탁에 의해서. 마지막 양심에 의해서

스스로를 멈추었습니다.

하나의 세계는 이렇게 닫혔습니다.


타자를 인정하고, 자신을 부정합니다.

이 얼마나도 어려운 일일까요...


내가 나빴던거야, 라는 카즈오의...입버릇같은 말에 그가 말해준것도 좋았습니다.

너는 나쁜게 아니야, 그저 바랬던거야. 지키고 싶었던거야...그건 나쁜게 아니야.


바라는건, 나쁜게 아니죠...아, 이 얼마나도 멋진 말인가요. 마법사로서만 다니던 마기로기의 세계에서 이런 말을 듣는건.


5. 시작의 전, 끝맺음의 이후




엔딩때 나온 브금을 넣어둡니다. 가사도 분위기도 너무 좋아서 찰딱이네요.

마지막에 그가 말했던게, 결국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지요.

'금서에게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있을까?'
'소원을 들어주는건 나쁜걸까?'

마법사와 금서가 다른점이 뭘까요? 마법사도 마도서를 이용해 마법을 사용하긴 하지만, 결국 그들도 봉서하면 책의 형태가 됩니다. 이 세계에서 마법과 관련된 것들은 모두 책의 모양이 될 수 있고 금서는 대부분 책의 모양으로 있지요...금서가 마법사 모양이 된 경력 '외전'의 의무는 '타인의 소원을 이루어준다'입니다. 금서들은 언제나 누군가의 욕망을 들어주기 위해, 그 마음에 파고들어서 마법재앙을 일으킵니다.

마기카로기아의 세계는 '욕망'과, 그것을 막기위한 마법사들의 이야기입니다. 서적경의 욕망, 금서의 욕망, 우자의 욕망... 이 모든건 '바란다'라는 마음부터 시작됩니다. 희망도, 갈망도, 절망도 모두 사람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지요. 우리는 살아가기에 바란다는것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가 이뤄주면 좋겠다...너무 힘들어. 조금 더 나은 걸 바래...하지만 모두의 소원을, 갈망을 이루다간 세계는 망해버리곤 맙니다. 바란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를 해치거나 세계를 망가뜨립니다.

그러기에 막을 수 밖에 없어요, 미안해요.

마법사 또한 소원의 힘으로, '의무'를 들어줍니다만 금서와 다를 수 있는건 역시 대법전이라는 규칙에 얽매여서 행동하는 것과 자기 자신의 자제력이 아닐까요. 판단력이나 지능, 성격 등들은 금서들도 있는걸요. 마법사도 죽어서 금서가 된다는걸 보면 확실하죠. 결국 다를바가 없는겁니다.

이 세계에 선악은 없습니다. 대법전은 완전한 선이 아니며 금서 또한 악이 아닙니다. 서적경들조차도요.

그래서...이 이야기가 더욱 더 이런 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해주어서 기뻤습니다. 마기카로기아의 세션들을 다니다보면 슬프고 가엽고, 안타까운 일들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마법사로서 그걸 느껴도 바꿀 수 있는건 적어요. 결국 우리는 금서를 봉인하고 마법재앙을 막아야합니다. 마법사의 마음에는 이런 일들이 늘어갈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오히려 패러다임을 변경해 '나'를 '금서' 로 만들어주고, 조금 다른 시선에서 이 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오히려 마법사로서의 이야기를 앞으로 좀 더 각오하고 나아갈 수 있는 마음도 들 정도로, 멋진 이야기입니다. 

바램과 바램이 맞닿는 이야기,
희망도, 기적도 아니지만, 그래도 손을 뻗어서 그 바램을 붙잡는 이야기...때로는 그 바램을 깨부수더라도, 이 세계를 지키고싶어하는 이야기.

얼마나 좋은 이야기들이 가득한지...이 TRPG 룰의 세계관으로서 정말 충실히 느끼고, 생각하고 즐거웠던 시간을 세션 내내 보내고 끝나고도 느끼고 있는거 같습니다. 

마법사의 의무란 어리석은 선택을 한 자를 보내줄때 슬픔에 압도되지 않는것...이라고 하는 말을 다른 분의 말을 인용하며, 슬슬 후기를 마쳐봅니다. 그렇죠, 결국 마법사들이 이들을 우자라고 부르는 이유란...그들이 이런 선택을 하지 않길 바라며, 너무나도 큰 바램에 잠식되어 절망에 빠지지 않길 바라며 부르는거겠죠. 진짜로 멍청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요(맞으면 어떡하지) Hst님이 전력으로 써주시고 보여주신 멋진 마기카로기아의 이야기, 카즈오와 놀아준 두명의 친구들, 그리고 나의 최고의 친구...! 정말로 고맙습니다. 다른 분들께도 꼭 한번쯤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네요(6시간 연이은 롤플...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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